전국의 축구팬들이 인천으로 몰려들고 있다. 오는 14일 오후 8시 30분 월드컵 조 예선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 매표소 주변은 경기 당일 현장 판매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축구팬들이 설치한 텐트들로 야영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 10일 한국과 미국 경기가 무승부로 끝이난 후 한 두개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텐트는 12일 오후 3시 현재 240여개로 늘어나 모두 2천여명의 축구팬이 입장권 현장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당일 현장 판매되는 입장권이 몇 장이나 될지, 판매시각은 언제가 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지난 10일 대구에서 열린 한.미전 때 7천여장의 입장권이 현장판매된 점을 감안할 때 반드시 '기다린 보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최소 2박3일간 야영생활을 해야 하지만 텐트별로 삼삼오오 모여 포르투갈전 경기 전망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도시락을 나눠 먹거나 간단한 취사도 구를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는 등 전혀 고되지 않다는 표정이다. 특히 이날 오전부터 인천지역에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져 텐트 바닥이 빗물에 흥건히 젖었지만 축구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텐트 안에 모여 결전의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새치기 얌체족들을 경계하며 텐트별로 교대로 불침번을 서는 등 입장권 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 뒤늦게 도착해 텐트를 설치한 뒷부분의 축구팬들은 앞 텐트사람들이 경기 당일 친구나 친지 등 더 많은 사람들을 데려와 입장권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일이 텐트를 돌며 희망 구매량을 물은 뒤 이를 기록한 번호표를 각 텐트에 붙이는 모습도 보였다. 2천여명의 행렬 중 첫번째 자리를 차지한 천관용(20.학생.경기도 부천)씨는 "10일 친구들과 텐트를 친 후 3일동안 이곳에서 먹고 잤다"며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이뤄지는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정도 고생은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