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오는 13일 일전을 앞둔 코스타리카축구대표팀의 알렉산데르 기마라에스 감독이 브라질과 유난히 질긴 인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마라에스 감독은 코스타리카에서 자라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현지 여성과 결혼한 분명한 코스타리카인. 현역시절 수비수로 국가대표에 발탁,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지도아래 코스타리카 축구사상 처음으로 '제2의 조국'을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진출시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브라질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쫓아다닌다. 그는 59년 11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태어나 11살이 되던 해 의사였던 아버지가 `말라리아퇴치 프로그램'으로 코스타리카로 떠나면서 새 땅에 정착했다. 코스타리카의 대학에서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결혼을 했으며 85년 정식으로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그에게 브라질과의 인연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기마라에스 감독은 90년 월드컵에서 스코틀랜드를 2-1로 물리친 뒤 브라질과 2차전에서 만나 0-1로 패하면서 브라질과의 인연은 악연으로 뒤바뀌었다. 다행히 마지막 상대인 스웨덴에 2-1로 역전승, 제2의 조국을 16강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이후 감독으로 변신했고 지난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기마라에스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으로 팀을 정비했고 지역예선 1위로 코스타리카를 12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려놓으며 다시 한번 국민적 영웅으로 올라섰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브라질과의 리그 최종전은 선수시절에 이은 두번째 악연. 브라질(승점 6)에 이어 승점 4로 2위인 코스타리카는 이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야 비겨야만 16강 자력진출이 가능하다. 기마라에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지금도 대부분가족이 거기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당일은 내게 감동적인 날이 될 것이다.그러나 나의 애국심은 코스타리카에 있다. 최선을 다해 16강에 오르겠다"고 투지를불태웠다. (서울=연합뉴스)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