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타이틀 방어는 고사하고 16강이 겨루는 결승토너먼트조차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안고 귀국길에오르게 됐다. 프랑스를 꺾은 덴마크(2승1무. 승점 7)는 A조 1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고처녀 출전팀 세네갈은 조 2위로 16강행에 합류, 프랑스와의 개막전 승리가 결코 `이변'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레 블뢰' 프랑스는 1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부상중인 지네딘 지단까지 나서는 등 총력을 펼쳤으나 완벽한 골 찬스에서 두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불운이 계속되며 0-2로 패했다. '98프랑스월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유럽선수권(2000년), 컨페더레이션스컵(2001년)을 석권하며 지난 4년간 세계 정상에 군림해 온 프랑스는 1무2패, 승점 1에다 단한 골도 넣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월드컵 72년 역사상 전 대회 우승팀이 차기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세네갈은 개막전 결승골의 주인공 파프부바 디오프가 2골을 기록하는 등 전반에만 3골차로 앞선 뒤 우루과이의 막판 추격에 시달렸으나 3-3으로 힘겹게 비기고 1승2무(승점 5)를 기록, 조 2위가 됐다. 덴마크는 16강전에서 `죽음의 조' F조 2위와, 세네갈은 F조 1위와 각각 준준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 덴마크 2-0 프랑스 부상에서 간신히 벗어난 지네딘 지단까지 투입했지만 프랑스의 `아트 사커'는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전반 18분 실뱅 빌토르드의 패스를 받은 다비드 트레제게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골키퍼 손에 걸렸다. 그리고 4분 뒤 덴마크의 선제골. 스티 퇴프팅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넘긴 볼을 데니스 로메달이 달려들며 오른발 하프발리 슛을 날려 프랑스 골문을흔들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덴마크는 후반 22분 그랑키아에르가 왼쪽을 파고들다 문전으로 센터링하는 순간 프랑스 수비 마르셀 드사이가 넘어지는 바람에 욘 달 토마손이 무방비에서 오른발 슛, 쐐기골을 터뜨렸다. 앞선 두 경기에서 3차례나 결정적 슈팅이 골대를 때린 바 있는 프랑스는 이날도2차례나 골대 `악령'에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후반 6분 지단의 오른쪽 코너킥을 드사이가 완벽하게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대에 맞고 나왔고 후반 29분에는 트레제게가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터닝 슛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땅으로 떨어졌으나 골라인 바깥이었다. 왼쪽 허벅지에 압박붕대를 감고 출전한 지단은 간혹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였으나 부상 부위에 대한 부담에다 상대의 밀착 마크에 막혀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못했다. ◆ 세네갈 3-3 우루과이 16강 티켓을 향한 의욕을 불태운 양팀이 한바탕 밀어붙이고 되받아치는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세네갈은 전반 20분 엘 하지 디우프가 문전 쇄도중 우루과이 골키퍼의 깊은 태클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칼릴루 파디가가 성공, 선제골을 넣었다. 6분 뒤 세네갈은 앙리 카마라의 패스를 받은 디오프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침착하게 슛, 두번째 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3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카마라가띄운 볼을 디오프가 오른발로 찼고 공은 크로스바를 맞은 뒤 골라인을 통과했다. 전반을 3-0으로 앞서 세네갈의 완승이 예상됐던 경기. 그러나 우루과이는 후반들자마자 거세게 밀어붙이며 대역전극을 이끌어내는듯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모랄레스가 그라운드에 나선지 1분만에 다리오 실바의 슈팅이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오는 것을 차넣으면서 추격전에 불을 댕겼다. 우루과이는 후반 24분 세네갈 수비가 쳐낸 공을 역시 교체 멤버인 디에고 포르란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 발리 슛, 그물을 갈랐고 후반 43분 알바로 레코바가 페널티킥을 성공,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1골만 더넣어 역전에 성공하면 조 2위로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우루과이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거센 공세를 폈으나 더이상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인천.수원=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