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피구,주앙 핀투,세르지우 콘세이상,그리고 파울레타를 봉쇄하라!' 지난 10일 포르투갈이 폴란드를 4-0으로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4인방의 몸놀림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이날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진용을 갖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며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예선 탈락시켰다. 포르투갈의 미드필더진은 지난 89년과 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할 당시 멤버 그대로다. 피구와 핀투,콘세이상은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온 까닭에 눈 감고도 상대에게 볼을 찔러줄 수 있을 만큼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꿰뚫고 있다. 특히 폴란드전에서 핀투와 콘세이상이 보여준 경기력은 신기에 가까웠다. 정확하게 공간을 파고드는 패스는 폴란드 수비수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이들의 볼 배급은 공격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 상대 수비는 포르투갈 공격수의 꽁무니를 쫓는 데 급급했다. 세계 4대 플레이 메이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피구는 당연히 경계대상 1호다. 폴란드전에서 피구는 현란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벼락 슈팅을 날려 미국전 부진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줬다. 피구는 상대 수비수가 밀착마크를 펼쳐도 눈깜짝할 순간에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공간 확보력이 발군이다. 최전방 공격수의 발 또는 머리에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피구의 센터링은 언제든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간간이 터뜨리는 중거리슛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대회 두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파울레타는 국내 팬들에게는 생소한 인물.하지만 올 시즌 프랑스 르샹피오나 리그에서 프랑스의 신예 지브릴 시세와 함께 22골을 기록,공동 득점왕에 오를 만큼 골 감각은 세계 정상급이다. 1백80㎝,76㎏의 체격에 스피드와 헤딩력,발재간을 두루 갖춘 파울레타는 유럽 지역예선 10경기에 모두 출전해 팀내 최다인 8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폴란드전을 계기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포르투갈의 '막강 화력'을 홍명보를 주축으로 한 한국 수비진이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