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입여부는 오는 14일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월드컵 본선 첫승이 아니라 2연승을 노리던 한국대표팀으로서는 일단 계획에 차질을 빚은 셈이다. 미국은 히딩크 감독이 가장 경계하던 국가다. 미국을 첫승의 제물로 당연시하던 국내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히딩크 감독은 미국이 포르투갈을 누르자 전세계 언론과는 정 반대 평가를 내렸다. 당시 세계 언론들은 '대이변'이라고 표현했으나 히딩크감독은 "미국은 강팀이며 포르투갈을 이긴 것은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이 16강 진입을 확정짓지는 못했지만,폴란드전에서 보여줬던 근성과 체력을 유지한다면 포르투갈전에서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사실 한국축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전세계축구인들이 놀랄 만큼 발전했다. 사실 한국에 있어 월드컵 48년의 역사는 좌절의 역사였다. 지난 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했을 때 한국은 조롱거리였다. 헝거리에 0-9,터키에 0-7패배.이후 지난 86년 한국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90년 이탈리아,94년 미국,98년 프랑스대회까지 4회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단 한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4무 8패.높은 기대속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돌아온 것은 참담한 성적표뿐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16강진출에 대한 열망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민의 16강 진입 열망은 단순히 한풀이 차원이 아니다. '주식회사 한국'의 업그레이드된 경쟁력을 세계인들에게 확인시키자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korea'라는 브랜드가 월드컵 16강과 함께 세계인들의 머리속에 깊숙이 각인되고,이를 통해 선진국대열에 당당히 설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의 표현이기도 하다.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