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그 때 일이 다시 떠오르더니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22.동두천시청)은 10일 오후 달구벌을 뜨겁게 달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미전에서 동점골이 터진 직후 남다른 감회를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히딩크호의 태극전사들이 지난 2월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에게 금메달을 강탈당한 김동성의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주려고 미리 준비해 놓았던 특별한 골세리머니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김동성은 "정환 형이 난데없이 스케이팅 주법 동작을 하는 장면이 나와서 조금은 놀랐다. 근데 기분은 좋았다. 통쾌했고 그 때 장면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고.. 순간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동성은 후반 33분 동점 헤딩골을 꽂고 코너플랙으로 달려가 안정환과 동료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세리머니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전했다. 김동성은 "쇼트트랙 팀이 2년전 이탈리아에 전지훈련을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페루자 팀에서 시즌을 보내고 있던 정환 형과 만난 적이 있다"며 "알고 지내는 좋은 형이다"고 안정환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히딩크 사단에 최용수를 비롯해 아는 형이 많다는 김동성은 당초에는 KTF 응원단의 초청을 받아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에 직접 응원하러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취소되는 바람에 친구집에서 중계를 보며 나름대로 열띤 응원을 펼쳤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김동성은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에는 반드시 경기장에 응원하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안정환과 대표팀 선수들이 보여준 진한 동료애와 후배 사랑에 메달박탈의 아픔을 크게 위안받은 만큼 태극전사들에게 응원으로 꼭 보답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