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붉은 곰' 러시아를 꺾고 월드컵 본선에서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일본은 9일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후반 초반 이나모토 준이치가 넣은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 러시아에1-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일본은 1승1무, 승점 4가 돼 조 선두로 올라섰고 최종전 상대가 약체로평가되는 튀니지인 점을 감안하면 결승토너먼트 진출에 비교적 유리한 입장이 됐다. 반면 러시아는 1승1패(승점 3)로 조 2위로 처졌고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반 4분 일본의 이나모토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러시아수비를 위협하자 12분에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스메르틴이 역시 아크 부근에서의 중거리 슛으로 응수했다. 전반 28분에는 일본 나카타 고지가 왼쪽 측면 돌파에 성공, 페널티지역 안까지파고 들어와 문전으로 밀어준 볼이 수비 몸맞고 나카타 히데토시 앞으로 흘러갔다. 나카타의 결정력을 믿은 6만여 관중들은 골을 기대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러시아문전으로 시선을 모았으나 믿었던 나카타의 왼발 슛은 야속하게도 골대를 훌쩍 넘어가 버렸다. 일본은 전반 36분에도 아크 왼쪽 약 25m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 오노 신지가직접 찼으나 골대를 넘어가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러시아는 3분 뒤 결정적 골찬스를 맞았으나 석연찮은 판정으로 골을 놓쳤다. 오른쪽 돌파에 성공한 발레리 카르핀이 이고르 셈쇼프를 겨냥하고 문전으로 찔러주었으나 문전 쇄도하던 셈쇼프를 일본 수비수 도다 가즈유키가 잡아채는 바람에공은 흘러버리고 말았다. 후반 6분에 터진 일본의 선제골 상황도 오프사이드 여부가 애매했지만 부심의손에 들린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스즈키 다카유키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야나기사와 아쓰시가 `월패스'로 이나모토에게 건네주는 순간 수비라인에 애매하게 걸쳐있던 이나모토가 공을 잡아 오른발 슛, 그물을 갈랐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베스차스트니흐가 교체투입된 지 3분만인 후반 15분 골키퍼까지 제치는 완벽한 골 찬스에서 마무리에 실수, 동점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한편 수 차례 골 찬스에서 슈팅 실수로 실망을 안겼던 나카타 히데토시는 후반26분 아크 오른쪽에서 약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때리고나와 끝내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