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수비로 미국의 스피드를 봉쇄하라.'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 나타난 미국의 공격력과 스피드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과 미국의 경기는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로 이어지는 베테랑 수비수들이 미국의 발빠른 공격수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포르투갈전에서 좌우 날개인 다마커스 비즐리와 어니 스튜어트가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고 최전방 공격수인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와 랜던 도너번도 활발한 문전 움직임으로 찬스를 엮어내는 등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했다. 특히 왼쪽 윙백인 비즐리는 빠른 발을 이용, 왼쪽 터치라인을 파고들며 수비라인을 휘저었고 도너번도 수비수 사이로 재빨리 돌아나가며 2선에서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플레이 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까지 한국전에 가세할 경우 미국의 공격력은 한층 배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한국의 수비라인도 올해 스페인 전지훈련 기간의 튀니지전부터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8경기 동안 불과 4골만 내주는 등 갈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김태영과 최진철의 발이 다소 느린게 흠이지만 히딩크 감독이 미국의 막강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스케줄대로 훈련할 것이라고 여유를 보인 데서 알 수 있듯이 홍명보를 축으로 한 스리백은 철벽에 가까워졌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한국은 또 경기가 치러지는 대구구장이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운 곳임을 감안,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파워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후 전술훈련을 소홀히 한 채 체력 강화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을 받았을 정도로 파워 프로그램에 집착했다. 그 결과 대표선수들의 체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특히 후반 중반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파고든다는게 히딩크 감독의 전략이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나타났듯 미국은 전반에는 미드필더에서부터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 축구를 구사했지만 후반 들어서는 체력이 떨어지며 수비라인이 자주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대표팀의 전술훈련도 이천수 박지성 등 스피드와 체력이 좋은 공격수들의 측면 돌파로 미국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