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D조에 나란히 속한 한국과 미국의 16강 진출 여부가 양팀 '젊은 피'들의 스피드와 체력 대결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전력 핵심을 이루고 있는 멤버는 월드컵 출전 경력이 전무한 20대 초반의 신예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좌우 날개를 책임지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점. 여기에 전·후반 내내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체력은 물론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폭발적인 스피드,20대 초반의 나이답게 두려움을 모르는 자신감과 근성 등을 지닌 것도 닮은 꼴이다. 21세의 부평고 동창생 이천수와 최태욱은 폴란드전에서는 선발 출전의 기회를 놓쳤지만 스피드가 뛰어난 미국과의 경기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측면에서 한국 공격을 이끌 이천수는 스피드와 체력이 뛰어난데다 대표팀에서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어 미국 골문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태욱은 뛰어난 측면 플레이를 펼치고 그라운드를 줄기차게 오르내리며 공격 지원과 수비를 모두 소화해내는 대표팀의 살림꾼이다. 4일 폴란드전이 끝난 직후 이천수는 "폴란드전에서 선배들이 골을 넣었으니 미국전에서는 우리 신세대들이 골을 넣어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최태욱도 "출전 기회만 주어지면 상대 진영을 휘저을 준비가 돼 있다"고 서슴지 않고 말했다. 여기다 월드컵 본선에 앞서 열린 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연속 골을 기록하고 본선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도 투지 넘친 경기를 펼친 박지성(21)까지 가세해 대표팀 전력을 받쳐 주고 있다. 이에 맞서는 미국도 스트라이커 랜던 도노번(20)과 미드필더 다마커스 비즐리(20) 등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도노번은 이미 지난해 12월 친선경기와 올해 1월 골드컵대회에서 한국과 만나 탁월한 위치 선정과 드리블,정확한 슈팅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비즐리는 유연한 몸놀림과 빠른 측면 돌파 능력을 선보이며 골드컵 예선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비즐리는 그의 두 가지 별명인 '춤추는 사나이'와 '미국의 앙리'가 말해주듯 흑인 특유의 유연함과 개인기를 바탕으로 덩치 큰 수비수들을 쉽게 따돌리는 기량을 갖췄다. 난형난제의 실력을 갖춘 한·미 양국의 신예들. 이들이 오는 10일 대구 경기에서 어떤 기량을 펼쳐 주느냐에 따라 양팀의 16강 진출이 결정될 전망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