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그라운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월드컵 열기의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전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폴란드전이 열렸던 4일 잠실야구장은 한국팀을 응원하는 함성과 붉은 물결로 넘쳐났다.

월드컵 경기장을 찾지 못한 축구팬들을 위해 무료로 개방된 이날 잠실구장에는 무려 3만2천여명이 몰려 대형 전광판으로 중계되는 한국전을 지켜보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같은 인원은 잠실야구장 개장(82년) 이후 93년 시즌 5차례 기록했던 만원관중(3만1천100명)보다 무려 1천여명이 더 많은 역대 최다 관중이었다.

잠실야구장 운영본부는 한국이 미국, 포르투갈과 예선전을 벌이는 10일과 14일에도 야구장을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운영본부 남승창 차장은 "예상했던 2만명의 2배 가까운 축구팬이 몰려 진땀을 뺐지만 보람은 남는다"며 "10일과 14일에도 인기가수 공연과 붉은악마 응원 따라하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경기를 즐겁게 관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 여파는 경기일정 및 장소 변경과 관중감소로도 나타나고 있다.

개막식과 한국 예선전 당일의 야구 경기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폴란드전 승리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16강 진출시 한국전 경기 당일 야구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KBO는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프로야구기구(NPB)가 예선전을 포함해 자국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휴업'한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축구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외면하고 야구 경기를 강행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KBO는 16강 진출이 확정되면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월드컵 경기가 예정된 인천 문학축구장과 인접한 문학야구장에서 5-9일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교통혼잡 등을 피하기 위해 경기 장소가 인천구장으로 변경됐다.

이와 함께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수에서도 월드컵 개막 전 주말(5월25, 26일) 6만2천826명에서 개막 후 주말(1, 2일) 3만2천519명으로 반 가까이 감소, 프로야구가 월드컵 `불황'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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