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명의 스트라이커보다 나은 수문장" 독일 "전차군단"의 골키퍼인 올리버 칸(32)에게는 이러한 찬사가 결코 무색하지 않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수문장인 칸이 있는 한 독일의 골문은 빗장을 걸어잠근 듯 여간해선 뚫기가 어렵다. 5일 일본 이바라키에서 열린 독일-아일랜드의 경기도 만약 칸의 노련미 넘치는 방어가 없었다면 사실상 아일랜드가 이긴 거나 다름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은 1대0으로 전반전에서 앞서기는 했지만 후반 들어서는 아일랜드가 맹공격을 퍼부으며 무려 3번이나 완벽한 동점찬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번번히 칸이 선방하는 바람에 아일랜드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비록 경기종료 30초전 아쉬운 동점골을 먹으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칸의 플레이는 단연 "MVP"감이었다. 최근 독일대표팀 주장으로 임명된 칸은 지난 1994년 바이에른뮌헨에 입단한 이후 7백36분간 무실점(99년)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최고의 골키퍼 반열에 오른 인물.지난해에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에 의해 2001년 최우수 골기퍼로 뽑혔으며,독일프로축구협회가 실시한 투표에서도 "올해의 독일축구선수"에 선정됐다. 칸을 등에 업은 독일은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넘보고 있다. 루디 푀일러 감독 부임 후 독일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팀이 젊어지면서 힘과 스피드는 보강됐지만 경험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칸이라는 걸출한 골키퍼가 이러한 약점을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최고의 수문장에게 수여되는 "야신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