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만에 월드컵 본선 '첫 승'을 확인하는 순간 일제히 터진 함성은 전후방 각 군부대와 구치소까지 이어졌다. 4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폴란드전을 시청하기 위해 이날 예정된 일과와 야간훈련까지 생략한 채 각 내무반에 모여 TV를 보던 장병들은 한국이 2-0으로 앞선 채 주심이 종료휘슬을 불자 서로 끌어안고 환호했다. ○…경기장에는 김대중 대통령도 한국응원단의 복장과 같은 붉은 모자와 응원 머플러를 두르고 참석,'열띤' 응원을 했다. 특히 후반 8분 유상철이 두번째 골을 넣자 김 대통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모습이 TV카메라에 잡혔다. ○…폴란드전에서 첫 골을 기록한 황선홍이 교체돼 나온 뒤 허리에 압박붕대를 매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황선홍은 후반 5분께 안정환과 교체됐는데 벤치에 들어오자마자 상의를 들어올린 채 고통스런 표정으로 허리에 붕대를 맸다. 한편 15분께 유상철도 들것에 실려 나와 이천수와 교체됐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본격적인 응원을 펼치기 전에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필승' '대한민국 만세' 등 갖가지 문구로 페이스 페인팅을 한 열성 축구팬들은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월드컵 가수' 김흥국씨도 경기장을 찾아 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김흥국씨는 "이번 경기가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한 판이 될 것"이라며 "게임이 시작되면 관람석 주변을 뛰어다니며 응원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은구·김미리·홍성원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