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5일간 11경기를 소화해 낸 2002한일월드컵축구는 아직 초반이지만 '98프랑스대회에 비해 경고와 퇴장은 줄어들고 골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새 천년 첫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강조해온 '재미있는 축구'가 활짝 만개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월드컵 때는 전체 64경기에서 171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67골을 기록했고 옐로카드는 250장(평균 3.91개), 레드카드는 22장(평균 0.34개)이 쏟아졌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11경기에서 모두 31골로 경기당 평균 2.82골을 기록, 경기당 약 0.15골이 늘어났으며, 경고와 퇴장은 각각 38개(평균 3.45개)와 3개(0.27개)가 나왔다. 즉 1경기에서 보통 3골 가까이 터지는 '골 풍작'이 든 것과 대조적으로 주심이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뽑아드는 횟수는 현저히 줄어든 셈. 득점 증가에 공헌한 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대파한 독일이고 그 반대로터키는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2명이 퇴장하는 수난을 당했다. 독일의 대량 득점도 일조하긴 했지만 이같은 골 풍작의 배경에는 새롭게 등장한공인구 '피버노바'가 있다. 이미 대회 전부터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훨씬 빨라지고 변화가 심한 아디다스사(社)의 공인구 피버노바의 등장으로 골키퍼는 애를 먹게 되는 반면 공격수는 이득을볼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경고와 퇴장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액션'을 제지하겠다는 경고가나오는 등 이번 월드컵 들어 더욱 엄격해진 판정에 선수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백태클 퇴장'이 처음 적용됐던 대회인 '98월드컵의 경우 심판들의 과민반응이 심했다는 평가가 있었을 정도로 카드를 남발했었다는 점도 이번 대회가 비교적 경고와 퇴장이 준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