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훌리건(폭도성 축구팬)소요 사태 방지 대책에 나섰다. 1일 오전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이른바 '훌리건 리스트'에 올라있는 33세의 남자 1명이 추가로 적발된 것을 포함, 지금까지 모두 17명의 축구 관련 폭력전과자들이 입국 거부되는 등 국제 공항과 항구 등 '관문'에서부터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근상태다. 특히 훌리건의 발상지로 낙인찍힌 잉글랜드의 경기를 개최하는 도시의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당국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일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경기가 열릴 일본 사이타마를 필두로삿포로(6일 잉글랜드-아르헨티나), 오사카(12일 잉글랜드-나이지리아) 등에는 수천명의 '훌리건 특별진압대(SHAT)'가 배치되고 물대포와 그물 등 폭동을 대비한 첨단진압 장비까지 동원된다. 사이타마는 처음 훌리건 대책을 시험하는 무대이고 삿포로는 F조 최대의 빅게임이 열리는데다 오사카는 예선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세 곳 모두 위험 수위를 높게잡아놓았기 때문이다. 사이타마에 5천여명, 삿포로에 7천명의 SHAT가 배치될 예정이고 잉글랜드가 탈락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오사카의 경우 결승전보다 많은 7천700명 배치가 확정됐다. 이는 올림픽을 치러본 일본에서도 역대 최다의 단일 경기장 경비 인원. 또 거리에서의 소요 사태를 대비해 자치단체에서도 각종 안전 대책을 세워놓고있다. 오사카는 입간판과 역 주변에 주차해놓은 자전거가 흉기로 쓰일 것을 우려해 모두 철거했고 이바라키는 가시마월드컵경기장 주변에 2천개의 화분을 장식하려고 했다가 취소했다. 경기를 열지 않는 도쿄의 경우는 시내의 대형 전광판에서 경기를 생중계하려던계획을 전면 백지화했고 삿포로에서는 경기장 내 맥주 판매를 놓고 아직 원칙을 정하지 못했다. 이는 안전을 중요시하는 일본 국민이 일종의 '훌리건 신드롬'에 시달리고 있기때문이라는 분석인데 사실상 일본 정부는 훌리건과 관련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보안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축제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고 관중들에게불편함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효고현 월드컵경비대책실의 한 관계자는 "훌리건 대책에서 가장 힘든 점은 과도한 안전대책으로 시민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이라며 "30%만 경계심을 가지고 축구를 즐기는 것이 좋다"라고 당부했다. 경시청의 한 고위 간부도 "축구는 즐겨야 한다. 술에 취했거나 폭죽을 터뜨렸다고 해서 체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