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까?' 오는 6월 4일 '붉은 악마' 벨기에와 운명의 첫 판을 앞둔 일본 언론의 관심은 필리프 트루시에 대표팀 감독이 어떤 `깜짝카드'를 내놓을지에 쏠려 있다. 일본은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 속에 전력의 핵인 '플랫 3', 즉 일자(一字) 스리백 수비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왼쪽 날개 오노 신지가 맹장염으로 난조에 빠져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 공격력은 그렇다치고 수비 누수는 내심 8강까지 바라보던 트루시에호에 크나 큰 악재나 다름없다. '일본의 홍명보' 모리오카가 이끄는 플랫 3는 최근 노르웨이전 0-3 참패에 이어 지난 25일 스웨덴전과 30일 시즈오카산대(産大)와의 마지막 연습경기에서도 잇따라 균형이 깨지며 1골을 내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모리오카의 백업인 미야모토가 상대 수비수와 충돌, 코뼈가 부러져 벨기에전 출장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하얀 마술사' 트루시에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밝기만 하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일본인의 80% 이상이 16강 진출을 믿고 있고 나 또한 두려울 게 없다"고 큰소리 쳤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과 팬들은 "트루시에에게 뭔가 있기는 있다"며 깜짝카드 점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 삼바축구를 접목시킨 브라질의 축구영웅 지코(가시마 기술고문)는 30일 한 TV에 출연, "트루시에 카드는 허리에서 오노를 자신의 포지션과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돌리고 핫토리를 왼쪽에 기용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 3팀 모두 오른쪽 공격이 강한 점을 감안, 컨디션이 떨어진 오노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고 왼쪽 수비도 강화하는 차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활동폭이 넓은 핫토리를 풀타임 주전에 기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큰 대회 때마다 나카타의 공백을 깔끔히 메운 모리시마를 원톱 야나기사와 호흡을 맞추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해 골가뭄 해갈에 나설 것이라고 지코는 내다봤다. 그 누구보다도 일본축구에 정통한 지코의 예상이 맞아떨어질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 트루시에로서는 이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