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3월 말 제프 블래터 회장의 일방적인 조치로 정지된 내부감사위원회(IAC) 직무를 재개키로 29일 제53차 정기총회에서 결정했다. 국제축구연맹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 4년에 한 번씩 정기총회에서 심의 승인해온 예산·결산안에 대해 연간 단위로 심의 승인하는 새로운 재정 점검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두 사안은 본 안건은 아니었으나 블래터 회장의 긴급 제안과 회원국의 '만장일치' 박수로 결정됐다. 이날 오전 9시 서울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내부감사위원회 데이비드 윌 위원장 등 개혁세력이 블래터 회장의 직권 남용 및 불투명한 연맹 운영을 지적했고 '친(親) 블래터' 세력의 공박이 이어졌다. 윌 위원장은 내부감사위원회 직무를 일방적으로 정지시킨 블래터 회장의 행위를 비난하면서 직무 재개를 촉구했지만 2003∼2006 회계연도 예산 승인에 대해서는 '승인 거절'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조건부 승인'의 절충안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총회 개최국 축구협회장으로서 환영사를 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은 다시 FIFA의 위기상황과 이를 초래한 블래터 회장의 부정부패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대단히 독특한(unique) 환영사였다"고 받아쳐 정회장에 대한 악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