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와의 친선경기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폴란드축구대표팀이 고전의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리는 등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예지 엥겔 감독은 폴란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우리팀이 속도에서 졌다고 보고 있으나 그 것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폴란드 축구전문 사이트 '폴리시사커'가 29일 전했다. 엥겔은 이어 "이런 테스트는 필요했고 매우 유익한 경기였지만 당일은 견디기 힘든 날씨였다"고 덧붙였다. 또 플레이메이커인 피오트르 시비에르체프스키(마르세유)도 "우리가 경기를 잘 하지 못했다"면서도 "한낮에 뛴 데다 기온이 30도를 넘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중앙수비수인 야체크 봉크(랑스)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날씨 등 때문에 제대로 뛸 수 없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들의 말은 다소 어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쿨레샤 폴란드팀 대변인이 입국 이틀째 "한국의 기후는 폴란드와 비슷하거나 조금 따뜻한 정도"라고 말했었고 엥겔 감독은 이날 선수를 대거 교체 투입, 체력적인 부담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 무더위가 체력소모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없으나 이날의 기온은 폭염이 아닌 데다 상대적으로 체력부담이 덜한 수비진 전체가 김대의의 빠른 발에 균형을 잃은 것은 날씨와 연관짓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엥겔 감독 등의 이 같은 언급은 팀이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자국 언론과 축구팬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