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개막식은 세계를 향한 축제와 교류의 한마당이다. 개막식을 전후해 한국을 찾는 지구촌 외빈들은 줄잡아 1천여명에 이른다. 이중에는 10여명의 국가정상들과 40여명의 각료급및 왕족, 국제적인 체육 및 문화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한국 외교의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절호의 기회. 오는 31일 개막식 당일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방한하는 것을 비롯해 오헤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최근 독립을 선언한 동티모르의 사사나 구스마오 대통령, 도미니카의 찰스 총리 등 각국의 국가원수 및 행정수반들이 서울에 온다. 이들은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한편 우리 정부가 마련한 각종 연회와 이벤트에 참석한다. 특히 오는 4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폴란드전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크바스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크바스니에프스키 대통령은 폴란드 대표팀에 대통령 전용기를 내줄 정도로 열렬 축구팬이다. 또 고이즈미 총리의 개막식 방한에 대한 답방으로 김대통령은 폐막식 및 결승전에 일본을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0일 독립국으로 탄생한 동티모르의 구스마오 초대대통령은 한국에서 독립재건 외교를 활발하게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사적 방문 형식으로 월드컵 기간에 방한하며 아키히토 일본왕의 사촌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축구협회 명예총재는 개막식에 참석한다. 다카마도노미야 명예총재의 서울행은 해방후 첫 일본 왕족의 방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한편 영국의 앤드루 왕자도 서울을 찾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루나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덴마크 등의 왕족들도 경기관람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도 개인자격으로 아들과 함께 방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총선 일정 때문에 방한 여부가 유동적이다. 개막식에 맞춰 세계 경제의 거물급 CEO들도 대거 입국한다. 산업자원부는 르노, 알리안츠, 다우코닝의 최고경영자와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를 초청했으며 전경련은 토머스 어서 유에스스틸 회장을 초청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도 에릭손, 퀼컴 등의 최고 경영자와 임원 등을 초청해 한국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석학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과 피터게트 겐스 베를린대 총장, 제임스 레이니 및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호르타 동티모르 외무장관, 유엔사무총장 특보를 맡고 있는 아돌프 오기 전 스위스 대통령 등 세계 석학 11명이 서울을 찾는다. 이들은 월드컵 개막 다음날인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세계 지성인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문화및 민족간 이해증진'을 주제로 한반도 평화증진 방안과 문명간 대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한다. 월드컵을 양자 및 다자간 외교의 무대로 활용하기 위해 외교통상부는 월드컵 상황대책반을 중심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책반 반장인 김항경 외교통상부 차관은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무대는 우리 외교 역량강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특히 개막식을 전후해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외빈들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관련부처간 면담 등을 주선해 월드컵외교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