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크 라르손(31.셀틱)은 강호들이 즐비한 `죽음의 F'조에서 스웨덴의 16강 진출을 이끌 전도사로 부족함이 없었다. 25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스웨덴은 1-1로 비겨 북유럽의 강호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라르손은 자신의 이름값을 충분히 했다. 이날 마르쿠스 알베크(헤레벤)와 함께 4-4-2 전형의 투톱을 맡은 라르손은 최전방 뿐만 아니라 상대 진영 좌우측을 넘나들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수비까지 가담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수비진에게서 건네 받은 공을 단 한번의 패스로 동료들에게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설 수 있는 몇번의 찬스를 만들어줬고 전반 20분께는 상대 왼쪽을 파고들다가중앙으로 뛰어들어오는 알베크에게 볼을 연결해 선취골을 어시스트했다. 또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정교한 프리킥으로 팀의 세트플레이를 이끄는등 지난 94년 미국대회 3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스웨덴의 공격을 주도했다. 유럽예선 4조 9경기에서 스웨덴이 뽑은 17골중 7골을 기록한 스트라이커로서의개인 욕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는 라르손의 저력을 더 돋보이게 했다. 경기를 지켜 본 각국의 기자들도 기술, 스피드, 힘, 감각, 팀 플레이 등 어느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라르손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타고난 성실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이 본인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도 없지 않다. 라르손은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94년 대회에서 주로 교체 멤버로 뛰면서 1골을 넣었고 98년 프랑스대회에서는 스웨덴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출전하지 못해 월드컵에 대한 욕심과 미련이 많았다.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흰 머리띠를 맨 긴 머리를 완전히 밀어 버린 것만 보더라도 이번 월드컵에 대한 라르손의 각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함께 `F'조에 편성된 스웨덴도 라르손의활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