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경기인 포르투갈전은 슈퍼스타 루이스 피구를 얼마나 잘 마크하느냐가 관건이다. 앞서 열리는 두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포르투갈을 상대할 때의 목표가 정해지겠지만 객관적인 전력차이를 고려해 봤을 때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성공으로 봐야하는 게 현실이다.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포르투갈은 본선진출 32개국중 공격력이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최우수선수(MVP)인 루이스 피구를 비롯해 루이코스타, 누누 고메스, 파울레타, 세르지우 콘세이상 등 이름만 들어도 세계축구계가 긴장하는 선수들의 화력은 가히 가공할만하다. 한국이 맞불작전을 세우고 공격위주로 플레이했다가는 대량실점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니 정상적인 수비를 한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전력상 큰 스코어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게 세계축구계의 눈이다. 이런 실정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작전은 우선 잠그기이며 그 타깃은 피구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에게 만사를 제쳐 두고 맨투맨 마크를 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결국 김남일과 피구의 대결이 승패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남일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강인한 승부근성을 갖춰 국내 선수중에서는 대인 마크의 1인자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자칫 잘못하면 옐로카드까지 받을 수 있는 거친 플레이로 일관, 상대선수들을 심리적으로도 압도할 수 있어 적격이다. 그러나 히딩크감독도 안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네딘 지단(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축구선수중 몸값 2위를 기록중인 피구가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김남일을 따돌리려고 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히딩크 감독은 김남일에게 맨투맨을 시키는 외에 주위에 포진한 다른선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주문할 계획이다. 즉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외에 좌, 우측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피구를 막는 데 우선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작전이 먹혀들어 포르투갈의 공격력을 무디게 하는 데 성공해 한 골도 내주지 않는다면 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면 되고 한 골이라도 내줬을 경우에는 상대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중반 이후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계산이다. (서울=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