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승엽(26.삼성)과 `황금독수리' 송지만(29.한화)의 홈런포 대결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이달 초 홈런 레이스 독주태세를 갖추는 듯 했던 송지만이 주춤하는 사이 이승엽이 특유의 몰아치기로 4개차까지 벌어졌던 간격을 메우고 송지만과 홈런더비 공동선두를 이룬 것. 이승엽은 지난 16일 롯데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각각 1개씩의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16호를 기록, 지난 7일 이후 9일만에 홈런 공동선두에 복귀하면서 송지만의 독주로 싱거워 보였던 홈런 경쟁에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달 7개의 아치를 그렸던 이승엽은 이달 들어서만 이미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5월의 사나이'다운 면모를 보여 97년과 99년, 지난해에 이어 생애 4번째 홈런왕 등극의 가능성을 밝혔다. 특히 이승엽은 5월 한달에만 15개의 홈런을 날리며 아시아신기록(55개)의 턱밑까지 치달았던 99년(54개)에 비해 홈런 페이스가 2경기 밖에 늦지 않아 다시 한 번 홈런신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은 트레이드마크였던 외다리타법을 버리는 대신 다리를 고정시켜 체력 소모와 타격시 흐트러짐을 크게 줄였고 유연한 스윙과 우완투수에게 강한 왼손타자라는 것이 송지만에 비해 강점이다. 하지만 송지만도 지난 10일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홈런포를 재가동할 태세다. 송지만은 웬만한 투구도 홈런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방망이로 볼을 치는 순간의 임팩트 집중력은 국내 타자 중 최고 수준이다. 이를 입증하듯 홈런 방향은 좌우와 중간을 가리지 않고 고루 분포돼 있고 비거리도 130m짜리 대형홈런 2개를 포함해 평균 119m로 이승엽(116m)보다 3m 가량 길다. 송지만이 연타석홈런 3번 등 4경기에서 홈런 2방을 날리는 파괴력을 다시 가동한다면 이승엽을 따돌리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갈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고의 `토종 슬러거'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이들은 17일부터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에서 정면대결할 예정이어서 둘의 대포싸움은 팬들의 흥미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