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 대의원들이 후임 회장으로 내정된 이내흔 회장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여 프로-아마야구의 통합작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야구협회 대의원들은 17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진행중인 행정 통합작업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원점에서 새로운 자생방안을 마련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협회는 21일 오후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해 이내흔 회장 승인 여부와KBO와의 협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대의원들이 문제 삼은 것은 ▲박용오 KBO 총재가 아닌 이내흔 현대통신산업 회장이 후임 회장으로 내정된 것 ▲회장이 취임하지도 않았는데 전무이사를 비롯한 인사 소문이 나도는 것 ▲KBO가 아무런 지원금을 주지도 않는 상황에서 협회에대한 감사를 하려는 점 등이다. 일부 대의원들은 "KBO가 대부분 이사들을 바꿔 사실상 협회를 장악하려 들고 있다. 아직 지원금 한 푼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부터 하려 덤비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대의원들은 "협회 적립된 기금을 운영비로 사용하면 몇 년은 더 버틸 수있다"고 주장해 KBO와의 통합 작업을 원천적으로 거부할 움직임마저 보였다. 그러나 34억원 가량인 야구발전기금은 대한체육회가 질권을 설정해 승인이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일선 고교 감독들은 야구기금 사용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상황이라 대의원들 뜻대로 기금을 이용한 협회 운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1일 대의원 총회에서 KBO와의 행정 통합이 부결되면 야구협회는 심각한자금난으로 6월이후 각종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사무국 직원들의 급여마저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