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클럽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딱 부러지게 와닿는 트렌드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일수도 있다. 경기호조,증시활황,화창한 날씨덕분에 클럽업체들은 지난 1.4분기에 호황을 누렸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70%정도 신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4월들어 신장세는 40%선으로 누그러지고 있다. 왜 그런가. 골퍼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 특별한 신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버블"이 꺼지며 경기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클럽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드라이버의 헤드가 조금 커지고 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추세를 발견할수 없다. 혼마의 경우 4백50cc, 테일러메이드는 4백10cc, 캘러웨이는 3백60cc, 맥그리거는 3백80cc 등 헤드가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으나 평균적으로는 3백90cc 안팎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정도이상으로 큰 헤드에 대한 골퍼들의 거부감을 반영한 것이다. 샤프트길이도 45~45.5인치에서 더이상 길어지지 않고 있다. 헤드크기에 비례해 샤프트도 길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추세이겠지만,필요이상 긴 샤프트는 컨트롤에 문제가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업계에서는 올해들어 이렇다할 트렌드가 없는 것에 대해 기술력의 보편화를 든다. 세계적 클럽메이커들의 기술수준이 엇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눈에 확 뜨이는 제품이 없다. 또 획기적인 신소재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 변화나 제품군 다양화만 추구하다보니 "그 제품이 그 제품"이란 평가를 듣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캘러웨이가 복고풍인 카본헤드소재의 드라이버를 내놓았겠는가. 또 올해들어 시장을 휘어잡을만한 베스트셀러대신 3~4개 브랜드가 균점하는 양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예나 지금이나 각 골퍼들을 1백% 만족시켜주는 클럽은 없다. 다만 만족도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클럽제조기술이 발전할 뿐이다. 트렌드에 집착하는대신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구하는 것이 스코어를 낮추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