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컴팩클래식에서 한국남자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투어대회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32)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남자 골퍼. 93년 프로테스트를 단번에 통과해 본격적인 직업 골퍼의 세계에 뛰어든 최경주는 95년 팬텀오픈에서 첫승을 거머쥐며 상금랭킹 7위에 오른 데 이어 96.97년에 2년연속 상금 1위에 올라 국내에선 더 이상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99년까지 국내에서 7승을 거둔 그는 그해 일본프로골프(JPGA)에 진출, 기린오픈과 우베고산오픈을 제패하며 성가를 드높였고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컷오프를 통과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최경주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35위로 통과해 국내 남자로는처음으로 미국 프로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으나 데뷔 첫해인 2000년은 그에게고난의 연속이었다. 언어와 문화 장벽은 물론, 고달픈 투어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최경주를기다리던 것은 계속된 컷오프 탈락의 아픔뿐이었고 결국 상금랭킹 134위로 시즌을마쳐 다시 Q스쿨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된 것. 그러나 남다른 투지의 최경주는 지난해 그레이터그린스보로클래식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5위권 입상 3번을 포함, '톱10'에 5번이나 진입하며 상금랭킹 65위(80만326달러)에 올라 마침내 올시즌 예선면제 자격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올들어 더욱 정교해진 샷과 퍼트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던 최경주는 최근 부인의 딸 출산으로 한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서도 '톱10'에 2번이나 진입한 데 이어 결국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1970년 5월19일 전남 완도에서 출생한 최경주는 일찍부터 스포츠에 재능을 보여완도 화흥초등학교 시절 축구와 역도 선수로 뛰었으며 완도수산고등학교 1학년 때체육교사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부친이 모는 경운기를 타고 연습장을 다니는 등 부유하지 못한 환경 탓에 그리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승부욕과 의지가 남달랐던 그는 자신과 체형이 비슷한 톰왓슨, 이안 우스남 등의 스윙을 비디오를 통해 연구하며 실력을 키운 일화로도 유명하다. 172㎝로 작은 편이지만 82㎏의 탄탄한 체구에 역도로 단련된 강한 다리힘과 어깨 근육을 바탕으로 외국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간결하고도 힘있는 스윙을 갖췄다는평가. 부인 김현정(31)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검은 피부와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국내에서는 '필드의 타이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웠으나 지금은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블랙 탱크'로 통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