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본선 첫 승리의 제물로 꼽고 있는 미국은 최근 D조 국가중 가장 먼저 본선 23명의 엔트리를 확정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미국의 가장 큰 자산은 본선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번 월드컵에 진출한 32개국중 국가적인 관심을 못받고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적인 강호들과 잇따라 평가전을 치르고 있지만 미국내에서는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TV가 중계했을 정도다. 그러나 국민적인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의 전력이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2월13일 세계 최강 이탈리아와 가진 평가전에서 미국은 비록 1 대 0으로 지긴 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이탈리아를 능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월27일 독일과의 평가전에서도 2 대 4로 패배했지만 미국팀 아레나 감독은 강호를 상대로 2골이나 뽑아낸 골결정력에 주목하고 있다. 4월3일엔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1 대 0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상승세를 타던 미국은 지난달 18일 더블린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어웨이 평가전에선 1 대 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하긴 했지만 미국의 올해 A매치 성적은 8승4패로 괜찮은 편이다. 한국이 미국을 잡기 위한 해법은 쉴틈없는 미드필더진의 압박과 강한 체력, 그리고 기동력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두 차례 평가전서 나타났듯 미국의 수비는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아일랜드전에서 미국은 미드필드 싸움의 열세와 수비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AP통신은 "만약 미국이 아일랜드전처럼 수비를 한다면 미국의 아시아여행(월드컵)은 매우 짧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전 패배에서 알 수 있듯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운 유럽식 스타일 축구에 취약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후반들어선 급격한 체력저하를 노출하기도 했다는 점을 한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