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때면 저마다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듯 대부분 말들이 없습니다" 대구에서 합숙훈련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태극전사들이 펼치고있는 막바지 주전 경쟁의 치열함을 예전보다 한결 조용해진 식탁 분위기로 설명했다. 한일월드컵개막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23명의 최종엔트리와 베스트 11에 포함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내는 이들의태도 속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성국(고려대), 정조국(대신고) 등 한시적으로 발탁된 루키 4명까지 더해진 가운데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가 여느때보다 한결 진지해 졌다는게 정해성 대표팀 코치의 평가다. 15일 오후 체력훈련이 실시된 대구월드컵경기장. 레이몬드 피지컬 트레이너의 지도아래 일대일 지그재그 달리기 시합을 하는 동안 최고참 홍명보(포항)부터 막내 정조국까지 선수들은 지지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일부 선수들은 달리면서 서로 격렬하게 충돌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어진 미니게임에서는 특히 한때 주전이었다가 부상 때문에 주춤했던 최태욱(안양)은 물론 스트라이커로 치열한 자리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동국(포항)과 차두리(고려대)는 주전의 상징인 노란조끼를 입기 위해 실전과 다름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다리부상에서 회복중인 이천수(울산)는 돌연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예상보다 이른 15일부터 러닝에 들어간 가운데 "오는 20일 코스타리카전에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염을 토했고 최고참 홍명보(포항)는 감기기운이 있는데도 휴식없이 훈련에 임했다. 대표팀 김현철 주치의는 또 "확실한 주전으로 꼽히는 한 선수가 매일 저녁 다리에 심한 근육통을 호소하면서도 훈련때 온 힘을 다하는 모습에 지금보다 본선을 생각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한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같은 선수들의 경쟁심리와 투지를 은근히 즐기는 한편 되레 부추기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의 지나친 의욕이 부상을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그럴리 없다. 부상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지만 선수들은 그것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16일 입국하는 안정환(페루자), 설기현(안더레흐트)과 뒤 이어 J리거 5명이 합류하면 더욱 치열해질 대표팀의 주전경쟁은 대회 개막 때까지 선수들의 긴장의 끈을 팽팽히 조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