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김응국(롯데)이 극적인 홈런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김응국은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2-5로 패색이 짙은 9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마무리 김진웅으로부터 끝내기 우월 만루홈런을 터뜨려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견인했다. 끝내기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개막전에서 이종도(당시 MBC 청룡)가 1호를 기록한 뒤 21시즌만에 10번째다. 김응국에게는 98년8월28일 한화전이후 통산 2번째 만루홈런이며 프로야구에서 9회말 2아웃 뒤 4점차 열세를 딛고 역전승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라이벌이 맞붙은 잠실구장에서는 LG가 용병 만자니오의 호투속에 2-1로 이겨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LG 선발로 나선 만자니오는 8이닝동안 145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8개, 5안타 1실점으로 막아 첫 승을 신고했다. 광주구장에서는 현대가 홈런 4방을 앞세워 4연승을 달렸던 기아를 10-4로 대파했다. ●잠실(LG 2-1 두산) 스코어는 2-1이었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게임이었다. LG는 2회 볼넷으로 출루한 김재현이 서용빈의 2루타를 두산 좌익수 장원진이 더듬는 사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으나 두산은 5회 2루타를 친 홍성흔을 김호가 우전안타로 불러들여 1-1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갈린 것은 8회. LG는 1사 만루에서 조인성이 좌익수쪽으로 큼직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앞서 두산은 7회초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병살타로 득점에 실패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직(롯데 6-5 삼성) 부산 팬들을 위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7회까지 1안타에 그쳤던 롯데는 0-5로 뒤진 8회말 2루타를 친 박현승이 실책과 내야땅볼로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롯데는 9회말 2아웃 뒤 믿기지 않는 뒤집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9회말 2사 1,2루에서 박현승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롯데는 2번 김대익이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만든 뒤 김응국이 삼성 마무리 김진웅의 제3구째를 통타,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역전 끝내기 만루아치를 기록, 6-5로 역전승했다. 삼성 선발 임창용은 7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를 날렸고 이승엽과 진갑용은 각각 2점홈런을 기록했으나 빛이 바랬다. ●광주(현대 10-4 기아) 현대 타선의 파괴력이 기아의 돌풍을 잠재웠다. 현대는 2-4로 뒤진 6회 이숭용과 박경완이 랑데부 아치를 그려 동점을 만든 뒤 8회 박경완의 연타석 홈런 등 집중 5안타로 4득점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앞서 현대는 심정수가 4회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무서운 장타력을 과시했다. 현대 3번째 투수 신철인은 2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박경완과 이숭용은 시즌 4호 아치로 홈런레이스 공동 1위가 됐다. (서울.부산.인천.광주=연합뉴스) 천병혁.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