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력은 용병 2명이 좌우한다' 프로농구에서 진리처럼 통하는 이 말은 그러나 서울 SK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대구 동양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며 허무하게 패했던 서울 SK는 9일 대구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토종들의 활약으로 7전4선승제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토종 8명이 59점을 넣으며 72-70의 짜릿한 승리를 얻은 것. 기량 미달인 찰스 존스가 단 1초도 뛰지 않았고 에릭 마틴이 13득점과 9리바운드로 어느 정도 공헌했지만 벌떼 작전으로 투입된 토종들의 정신력과 활약이 아니었다면 서울 SK의 2차전 승리는 힘든 상황이었다. 서장훈, 조상현, 임재현 등 토종 주전들은 골밑과 내외곽 슛으로 동양의 골망을 흔들었고 석주일, 박준용, 윤제한, 김종학, 허남영 등 벤치멤버들도 수비에서 상대 슈터와 용병을 막아내 2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팀내 최다인 24점에 11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상대 용병라이언 페리맨을 단 5점으로 막아내 2차전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가드 임재현은 14점에 8리바운드와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동양의 속공에 휘말리지 않도록 팀의 지공을 이끌었고 슈터 조상현도 3점슛 3개 등 호쾌한 외곽포로 14점을 넣어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 번갈아가며 투입된 윤제한(7점), 석주일, 박준용, 김종학, 허남영(이상 무득점) 등은 협조 수비로 마르커스 힉스와 전희철 등을 잘 견제해 인해전술의 주력부대노릇을 했다. 서울 SK는 2차전 승리로 대구 동양의 절반도 되지 않는 용병 전력이지만 토종들만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다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서울 SK의 최인선 감독도 "앞으로 남은 챔피언결정전에 존스를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말로 정신력으로 재무장한 토종들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대구=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