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쐈습니다" 챔피언 결정전행 티켓의 향방을 가른 선수는 서장훈(서울SK)도 재키 존스(전주 KCC)도 아니었다. 종료 직전 역전 3점슛을 날려 서울 SK의 59-58 승리를 안긴 식스맨 석주일은 이렇게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SK가 KCC에 52-54로 뒤지던 종료 44초전 KCC가 조상현과 임재현을 막기 위해 몰려 오픈 찬스를 맞은 석주일은 정중앙에서 깨끗한 외곽슛을 꽂아넣었고 57-56으로 따라온 종료 8초전에도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용병 찰스 존스의 기량 미달로 경기전 "국내 선수들의 투지와 패기를 믿을 뿐"이라고 밝힌 서울 SK 최인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것이다. 상대 주포 추승균을 막은 석주일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3쿼터 막판 투입된 석주일은 추승균을 찰거머리 수비해 연달아 두 개의 파울을 빼앗아 파울트러블에 걸리게 한 것. 프로 원년인 97시즌부터 서울 SK에서 뛴 석주일은 사실 '99-2000시즌 서울 SK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창원 LG와의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발목을 다친 뒤 시련이 시작됐다. 수술을 하라는 의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재활로 치료할 것을 결심한 석주일은 일본에서 혹독한 재활 훈련을 소화해 올시즌 코트에 돌아올 수 있었다. 예전같지 않은 발목과 함께 식스맨급으로 떨어진 석주일은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통괘한 3점슛을 꽂아넣어 팀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렸다. 석주일은 "이겨서 너무 기쁘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대구 동양은 강한 상대지만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면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고 의지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