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통산 42승' 국내 여자골프계의 '맏언니' 구옥희(46)가 시즌 개막전인 제3회 마주앙여자오픈(총상금 1억5천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상호(42승)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골프 사상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구옥희는 4일 전남 순천 승주C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백11타로 아마추어 송보배(16·제주 삼성여고2)를 2타차로 제치고 7년만에 국내 무대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구옥희는 이번 우승으로 국내 20승,해외 22승을 거뒀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구옥희는 2번홀에서 20㎝ 버디를 추가한 뒤 안정적인 플레이로 나머지 홀을 모두 파세이브하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송보배도 바로 3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추격에 나섰으나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구옥희는 "송보배가 아마추어지만 워낙 잘쳐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어떻게든 실수를 안하려고 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구옥희는 지난해 일본 LPGA투어 상금랭킹 20위에 그쳤으나 1997년에는 2위,98년 3위,99년 2위,2000년 3위에 오를 정도로 아직도 전성기 때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대회가 열리면 잠자기 한시간 전에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옥희는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동계훈련을 착실히 해 스윙과 체력이 좋아졌다.올해 일본에서 3∼5승 정도를 해 상금랭킹 1위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떠오른 송보배는 "구옥희 선배님으로부터 상대방이 흔들리는 순간 결정적인 샷을 구사하는 프로 근성을 배웠다"고 밝혔다. '주부 골퍼' 심의영(42)은 이날 2타를 줄이며 합계 2언더파 2백14타로 3위에 올랐다. 일본파 고우순(38)은 합계 이븐파 2백16타로 정일미(30·한솔참마루)등과 공동 5위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