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의 대조영'으로 불리는 안조영 7단(23)의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안 7단은 지난 15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제36기 패왕전 결승 토너먼트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을 맞아 2백88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 반집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안 7단은 지난 대회 우승자로 이미 결승에 올라 있는 '세계 최강' 이창호 9단과 다음달 22일부터 결승 5번기를 치르게 된다. 올 시즌 들어 안 7단은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왕위전 예선 결승에서 이현욱 4단에게 패하기 전까지 14연승을 달렸다. 19일 현재까지 안 7단의 성적은 19승3패로 한국기원 소속 2백여명 기사 중 다승 1위에 올라 있다. 승률(86.3%)에서도 원성진 4단(14승1패,93.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안 7단의 진가는 연승전 방식으로 치러지는 패왕전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지난 1월 있었던 패왕전 첫판의 상대는 안달훈 4단. 안 4단은 패왕전에서 전승 우승을 노리던 유창혁 9단을 침몰시키며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 안 7단은 그러나 안 4단의 돌풍을 백 불계승으로 잠재우며 연승 사냥에 나섰다. 안 7단은 여세를 몰아 천원전 타이틀 보유자인 '어린왕자' 박영훈 3단을 상대로 백 반집승을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반집승의 행운은 계속 이어졌다. 하찬석 8단과의 제3국에서 2백54수까지 가는 혈전 끝에 반집승을 낚은 안 7단은 결선 진출이 확정된 뒤 가진 4국에서도 안영길 4단에게 2백98수만에 극적인 반집승을 챙겼다. 안 7단은 지난 98년 제38기 최고위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조훈현 9단을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도전권을 획득,타이틀 사냥에 나섰지만 이창호 9단에게 2 대 0으로 물러난 바 있다. 지난 99년 제4기 삼성화재배 본선 첫판에서 안 7단(당시 5단)은 한국기사 킬러로 이름 높던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을 단 73수만에 흑 불계로 메다 꽂아 한·일 바둑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