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이 치욕적인 기록을 남기며 이번 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던 삼성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오욕을 남기게 됐다. 이번 시즌 개막전만 해도 연고지를 수원에서 서울로 옮기며 새출발하는 삼성을 챔피언 후보로 지목하는데 이견을 제시한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 스피드와 감각을 겸비한 가드 주희정,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던 아티머스맥클래리와 무스타파 호프, 파워 포워드 이규섭, 문경은(인천 SK)과 맞바꾼 슈터 우지원 등 공격과 수비에서 10개 구단중 가장 균형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초까지 공동 1위에 올라 순항하던 삼성은 올 1월 맥클래리와 호프가 부상으로 결장하며서 삐끗하더니 토종들까지 동반 부진에 빠졌고 용병들이 복귀한 이후에도 침체에서 헤매더니 결국 6강 플레이오프행 막차까지 놓치게 됐다. 이같은 삼성의 몰락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안이한 평가, 그리고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트레이드가 결정적이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둔 용병 트라이아웃에서 두 명의 용병중 최소한 한명 이상을 바꾼 다른 9개 구단과 달리 맥클래리, 호프와 재계약했다. 당연히 지난 시즌 이들을 상대해봤던 다른 구단들은 수월하게 대비책을 찾을 수 있었고 변화가 없었던 삼성의 공격 루트는 더 이상 통할 수가 없었다. 정규리그를 앞두고 이들을 데리고 해외대회까지 출전하는 바람에 이들의 부상을 촉발시킨 측면도 없지 않다. 또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우지원은 지는 경기에서만 슛을 폭발시켰을 뿐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나 고비 때는 침묵을 지켜 인천 SK에서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 잡은 문경은과 대조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6강 진출을 위한 승수 계산을 하는 위기에서도 연패를 거듭해 새로운 홈팬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인상도 주지 못했다. 코칭 스태프 개편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는 삼성이 이번 시즌의 수모를 다음 시즌에서 씻어낼 처방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