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우승하지 못하란 법이 어디 있나요?" 독일 출신인 빈프리트 섀퍼 카메룬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팀워크숍 행사장에서 "우승후보는 아르헨티나와 일본"이라고 거침없이 말해 인터뷰하던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섀퍼 감독은 "카메룬의 이번 월드컵 목표는 4강 진출이지만 일본은 정상급 전력에 홈 어드밴티지를 지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2연패를 달성한 카메룬은 지난해 한일컨페드컵 때 일본에 져 예선 탈락했던 팀. 따라서 섀퍼 감독의 이 발언은 공동개최국 일본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나온 것이고 또 엄살을 떠는 것이라는 소리도 나왔지만 그의 표정은 매우 진지해 보였다. 카메룬이 월드컵을 앞두고 4번째 감독으로 기용한 섀퍼는 또 "우리 E조에서는 독일보다 아일랜드가 더 두려운 존재"라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과 함께 H조에 속한 벨기에의 로베르 와시지 감독도 섀퍼 못지 않은 경계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심장수술을 받아 안색이 좋지 않은 와시지 감독은 "일본과의 첫 경기에 따라 벨기에의 2라운드 진출 여부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며 "일본전은 우리 뿐만 아니라 같은 조에 속한 러시아와 튀니지에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경외심에 가까운 일본축구에 대한 일부 감독들의 인식에 대해 정작 일본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과분한 평가"라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트루시에 감독 스스로도 지난해 말 부산 조추첨 때 "우승도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고 객관적인 전력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 워크숍에 들른 대한축구협회 장연환 기술교육부 과장은 "일본축구 성장의 밑거름은 인프라 투자와 외국 지도자 영입을 통한 선진기술 습득에 있다"며 일본모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