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KOWOC)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금전 공세 때문에 월드컵 본선 진출팀들의 준비캠프를 유치하는 데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별리그 시작 5일전에는 경기가 있는 나라에 준비캠프를 차리도록 규정하고 있어 26일 현재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16개팀 중 15개팀이 준비캠프지를 확정했고 우루과이만이 천안과 창원시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경기 시작 한달전부터 전지훈련을 하는 일부 본선진출팀들은 거액을 제시하는 일본 지자체들의 유혹 때문에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 준비캠프를 차려 적응훈련을 한 뒤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OWOC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준비캠프 유치에 나선 지자체가 80곳 가량이다"며 "이들이 각국 대표팀에다 엄청난 액수의 지원금을 내겠다고 덤벼드는 바람에 재정이 약한 팀들 중 적어도 5개팀 정도는 일본과 한국 양쪽에 준비캠프를 차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타리카는 성남시에 70만달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고 최고 인기팀인 브라질은 일본의 한 지자체에 400만달러를 요구하다 자국에서까지 비판 여론이 일자 결국 울산에 준비캠프를 차리기로 했다. KOWOC 관계자는 "재정이 약한 한국의 지자체들로서는 경제력이 월등한 일본처럼 웃돈을 들여 각국 대표팀들을 유치할 능력이 없다. 또한 막대한 돈을 들여 준비캠프를 유치한다하더라도 경제적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OWOC은 일본 도쿄에서 팀 워크숍이 끝나면 한국과 일본에 준비캠프를 차리는 팀의 숫자가 드러나기 때문에 경제적 실익은 따져 보지 않은 채 수치상의 비교만 부각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