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잇따른 심판의 편파 판정과 약물 파동까지 일으키며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 속에 25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유치과정부터 말 많았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로 78개국에서 3천5백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지만 대회 운영은 그 어느 때보다 미숙해 참가국들로부터 수많은 반발과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심판들의 극심한 편파 판정으로 한국의 제소와 러시아의 보이콧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던 이번 올림픽은 폐막 당일 약물 양성 반응자가 무더기로 나타나 충격을 안겼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이번 올림픽은 '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마저도 크게 훼손,1백6년 올림픽 역사상 최악이라는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특히 유치과정에서 뇌물 스캔들을 일으켰던 미국은 개막식을 자신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사로 전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나친 홈 텃세로 세계 각국의 비난을 받았다. 대회 유치와 관련한 뇌물 스캔들로 수많은 IOC 위원들이 사퇴했던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미국이 9·11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뜻으로 찢어진 성조기를 들고 나와 참가자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대회가 시작되고서는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심판진의 담합 판정이 드러나 논란 끝에 금메달을 공동 수상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고 쇼트트랙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심판의 자질 부족 때문에 억울한 판정의 피해자가 됐다. 대회에 대한 평가는 개최국 미국의 언론들조차 '실패한 올림픽'으로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폐막 하루 전인 24일자에서 '흥미진진한 스포츠와 분노에 찬 반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북미의 편견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반미 열기에 휩싸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잠들었던 냉전시대의 적대감을 부활시키며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2개,은메달 16개,동메달 7개로 나가노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노르웨이(금11,은7,동6)와 미국(금10,은13,동11)이 뒤를 이었다. 편파 판정의 대표적인 피해자였던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금 2개,은 2개를 획득하며 14위에 그쳤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