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첫날 여자 1500m에서 금, 은메달을 휩쓸며 4회 연속 톱 10 진입에 파란불을 켰다. 16세 여중생 고기현(목일중)은 14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아이스센터에서벌어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결승에서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서며 2분31초581의 기록으로 우승,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최은경(세화여고)은 중학교 후배 고기현에 0.029초 뒤진 2분31초610을 기록, 에브게니아 라다노바(2분31초723.불가리아)를 가볍게 제치고 은메달을 보탰다. 한국은 전략종목인 쇼트트랙 첫날 여자부에서 최강 양양 듀오를 앞세운 중국의아성을 무너트리고 최강에 오름으로써 '92알베르빌대회 이후 4회 연속 종합 10위 진입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확보했다. 중국은 이날 1500m에서 양양S가 9바퀴째에서 고기현을 추월하려다 미끄러져 실격한 데 이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양양A마저 4위에 그쳐 동계올림픽 노골드의 징크스를 씻는 데 실패했다. 13.5바퀴를 도는 이날 레이스에서 고기현은 8바퀴째 코너에서 처음부터 선두를 달리던 최은경을 바짝 따라붙은 뒤 2바퀴를 남기고 과감하게 인코스를 파고드는 승부수를 띄워 선두를 빼앗은 뒤 막판 최은경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은경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2분21초0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승에 나갔으나 막판 방심하다 후배에게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한국 쇼트트랙은 또 남자 1000m에서 김동성(고려대)과 안현수(신목고)가 나란히 준결승에 올라 더욱 기대를 부풀게 했다. 김동성과 안현수는 특히 각각 안톤 오노(미국)와 리자준(중국)과 결승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레이스 끝에 조 예선을 1위로 통과해 또 한번의 금빛 레이스를 예고했다. 그러나 한국은 남자 5000m계주 준결승에서 민룡(계명대)이 레이스 중 미끄러지면서 실격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민룡은 비디오 분석 결과 미국 러스티 스미스의 왼쪽 팔꿈치에 밀려 넘어진 것으로 밝혀져 미국의 무리한 홈 어드밴티지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