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복식 준결승전이 열린 25일 멜버른파크 센터코트에서는 새가 테니스공에 맞아 떨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미셸 로드라-파브리스 산토로 조와 줄리앙 부터-아르노 클레망(이상 프랑스)조 경기 3세트에서 로드라가 강하게 스트로크한 공이 네트 위를 스치듯 날던 새를 강타했고 그 재수 없는 새는 땅에 떨어진 뒤 즉사하고 말았다. 어이없는 사건 앞에서 관중들은 ''우∼''하는 놀라움의 탄성을 터뜨렸다. 상대편인 부터가 재빨리 뛰어와 죽은 새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손으로 십자가를 그려 애도를 표했고 심판이 수건으로 시체를 싸안고 밖으로 나갔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수십년 테니스를 관전한 팬들도 평생 처음 볼 만큼 희귀한 광경이었기에 억세게 운 없는 새의 죽음은 이날 최고의 화제가 됐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