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년 새해 벽두부터 바둑계 신예들의 돌풍이 거세다. 돌풍의 선두주자는 ''괴동'' 목진석 6단과 ''불패소년'' 이세돌 3단. 이들은 최근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이창호·조훈현 9단을 상대로 나란히 불계승을 거두었다. 목 6단은 지난 4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에서 이 9단을 상대로 1백97수 만에 통쾌한 불계승을 이끌어내며 타이틀 획득에 청신호를 밝혔다.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을 보이던 이날 바둑은 목 6단이 좌상귀 견고한 백진영에 교묘한 응수타진을 던지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상대의 주문대로 응수해서는 형세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이 9단도 최강의 응수로 받아쳤다. 그러나 이날따라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은 목 6단은 난전 끝에 좌하변의 백대마를 통째로 포획하며 이 9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새해 들어 첫 도전기 무대인 이날 대국에서 양 대국자는 약속이나 한듯 초반부터 시간을 물쓰듯 사용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불과 30여수가 진행됐을 때 이미 오전대국이 끝났으며 중반무렵엔 두 대국자 모두 제한시간(4시간)을 소비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성전 도전 제2국은 오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예정이다. ''리틀 조훈현''이라는 애칭도 갖고 있는 이 3단은 같은날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명인전 본선리그 제2국에서 조 9단을 맞아 1백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된 좌중앙전투에서 먼저 포인트를 올린 이 3단은 좌하쪽에 큰집을 만들어 국면을 리드해 나갔다. 이어 우상귀쪽에서도 적시의 노림수를 작렬시키며 쾌승을 이끌어냈다. 조 9단과 유사한 실리전투형의 기풍을 가진 이 3단은 이날 승리로 지난해 왕위전 본선리그 포함,최근 조 9단에 5연승을 거두며 새로운 천적으로 부상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