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가 숙원으로 여겨온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서울SK는 25일 인천SK와의 홈경기에서 완벽한 공수의 조화를 과시하며 낙승, 10연승으로 99-2000시즌 세웠던 팀 최다 연승 기록(9승)을 갈아치우며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초반 연패를 거듭하며 하위권에서 맴돌 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그러나 용병을 두번이나 갈아치우는 내홍 속에 세번째 외국인선수 에릭 마틴이'복덩이'로 판명되면서 서울 SK는 서서히 예전의 위력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서장훈-로데릭 하니발-마틴이 이루는 '삼각 타워'의 위력과 함께 포인트가드 임재현과 부상에 시달렸던 조상현마저 살아난 서울SK는 잇따른 승전고 속에 97-98시즌 현대(KCC의 전신)가 세운 정규리그 통산 최다연승(11승) 기록에도 1승 차로접근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최다 연승 타이는 물론 새 기록 수립마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최인선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팀 관계자들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97년 팀 창단 이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이 더욱 그들에게는 중요하다. 이날 서울 SK의 경기를 봤을 땐 그 꿈이 결코 허황돼 보이지 않는다. 상대가 올시즌 2패만을 안긴 인천 SK였지만 갈수록 단단한 조직력을 과시하고있는 서울 SK는 전혀 새로운 팀이 돼 있었다. 우선 팀의 기둥 서장훈이 고비마다 침착한 득점으로 상대가 추격할 틈을 주지않았고 조상현의 3점포 역시 중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불을 뿜었다. 마틴의 리바운드와 알토란같은 골밑슛도 서울SK를 만만히 볼 수 없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들의 활약으로 3쿼터까지 10점 차 내외의 리드를 계속해서 유지한 서울SK는 4쿼터 들어 상대가 추격에 나서자 서장훈과 마틴, 그리고 침묵하고 있던 하니발까지나서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다시 점수차를 벌려 저력을 입증했다. 평소에 워낙 말을 아끼는 것으로 유명한 최인선 감독조차도 최근 들어 첫 정규시즌 우승을 종종 거론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이처럼 공수 양면에서 짜임새있는 전력과 뛰어난 집중력에서 기인한다. 최 감독은 "99-2000시즌 때는 정규시즌에서 2위를 한 뒤 챔피언에 올라 조금 아쉬웠다"면서 "이번에는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제패를 동시에 이루겠다"고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