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서서히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지난 달 크로아티아대표팀과의 2차례 평가전을 기점으로 수비의 안정감을 찾기시작한 한국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공격과 수비의간격을 좁히는 압박축구를 구사하며 의미있는 승리를 낚았다.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이제 어느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포진시키더라도 제 몫을 다해줄 정도로 전술의 숙지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는 것. 포메이션에서 한국은 지난 달 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3-4-3 시스템을 썼지만 센터백을 보던 송종국을 오른쪽 윙백으로 올리고 대신 유상철을 중앙 수비수로 앉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기용했던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변화가있었지만 선수들은 큰 어려움없이 경기를 소화해 평소 다양한 포지션 소화를 강조하던 히딩크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선홍은 공격시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다양한 기술로 좌우 날개 이천수와 최태욱에게 볼을 연결해 줘 역시 한국최고의 테크니션임을 입증했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이천수와 최태욱은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노려 결과적으로 미국의 포백라인의 간격을 넓히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박지성의 스루패스가 날카롭게 연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반에 보여준 미드필더진의 움직임은 거의 완벽할 정도였다. 박지성은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시켰고 이을용과 송종국은 재빨리수비에 가담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광명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공격수와 미드필더간의 간격히 상당히 좁아져볼을 빼앗았을 때 위협적인 역습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박지성의 인터셉트 후의패스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반에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35분께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고이와 함께 집중력도 저하돼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은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숙제로 남았다. 공격시 필요한 백패스는 공격의 템포를 늦추는 결과를 낳았고 298일만에 선발출장한 골키퍼 김병지는 대체로 좋은 수비를 보여 줬으나 볼을 안전하게 처리하지않고 상대 공격수를 제치는 위험한 플레이는 옥에 티였다. (서귀포=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