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배구 최대 거포 이경수(한양대)가 무조건 드래프트에 응해야만 실업팀 입단이 가능하게 됐다. 대한배구협회는 6일 2차 드래프트 조정위원회를 열어 오는 13일 실시될 남자실업 드래프트에 이경수가 끝내 불참할 경우 향후 자유계약 대상에서 영구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경수는 올해를 끝으로 선수선발제도가 현행 드래프트에서 자유계약방식으로 바뀌더라도 드래프트를 통해야만 실업팀에 갈 수 있게 됐다. 협회는 또 이경수와 함께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있는 LG화재에 "이번에 불참하면 앞으로도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해 자유계약에 의한 이경수의 LG화재 입단을 원천봉쇄했다. 협회가 이처럼 초강경 자세로 나온 것은 이경수와 LG화재가 내년 드래프트제 폐지를 염두에 두고 무모한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조영호 부회장을 비롯한 협회 집행부는 지난 5일 대전으로 내려가 이경수 가족측과 마지막 담판을 벌였으나 "자유계약이 아니면 실업팀에 갈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만 확인했다. 조 부회장은 앞서 LG화재 이기영(부사장) 단장을 만나 간곡한 뜻을 전했으나 "드래프트가 아니면 선수를 뽑지 않겠다"는 의사만 전달받았다. 조 부회장은 "더 이상 설득작업은 없다"면서 "예정대로 10일 마감인 추가등록을 거쳐 13일 예정대로 드래프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이경수는 자기 고집을 꺾지 않는 한 선수생활조차 지속할 수 없는 `사면초가'에 처하게 됐다. 협회의 강경 대응과 관련, 이경수측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등에서 발생한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 법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약자유의 원칙이 존중돼야 하지만 해당 스포츠가 처한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잇따라 내려 승소 및 구제 가능성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경수측은 군입대 연기 및 면제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통한 `시간끌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신분이 아닌 탓에 대한체육회 규정상 부산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도 불가능해 이 또한 쉽지 않다. 결국 이경수는 무조건 드래프트에 참가하거나 아니면 코트밖의 `미아'로 떠도는양자택일의 기로에 선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