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에 포함된 국가 가운데 자타가 인정하는 최강의 전력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4위에 올라 미국(20위), 폴란드(33위), 한국(43위)과는 차원이 다른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포르투갈은 그러나 세계축구사에 그렇게 두드러진 발자취를 남기지는 못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도 고작 이번이 3번째일 뿐이고 성적도 에우제비오가 맹활약했던 66년 3위에 오른 것이 최고였다. 월드컵대회를 개최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축구의 변방' 포르투갈이 이번에는 아르헨티나, 프랑스, 브라질 등과 함께 우승후보로까지 거론하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했다. 이는 `골든 제너레이션(Golden Generation)'이라고 불리는 스타들의 성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에우제비오의 전성기때보다 전력이 낫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루이스 피구와 루이 코스타는 91년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멤버들로 파울레타, 세르히우 콘세이상 등과 포르투갈을 이끌고 있다. 특히 피구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과 더불어 현역 선수 가운데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으며 루이 코스타의 중거리슛, 콘세이상의 동물적인 득점감각 등도 포르투갈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욕심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안토니오 올리베이라 감독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수비의 조직력이다. 포백라인에 루이 조르게-리토스-페르난두 쿠투-세크레타리우(왼쪽부터)가 늘어서는 데 중앙 및 오른쪽이 약한 편이다. 오른쪽 수비 진영에서 빠른 선수들이 돌파를 시도하면 속수무책이며 엔드라인 근처에서의 날카로운 센터링으로 연결돼 실점위기로 이어지기 일쑤다. 중앙수비는 빠른 전진패스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2선에서 빠른 땅볼 패스로 상대가 파고 들거나 전진한 틈을 타 상대가 수비 진영에서 긴 로빙패스를 한 뒤 빠른 공격수들이 달려들면 이를 막을 재간이 없다. 예선 2조 네덜란드와의 홈경기(3월29일)에서 포르투갈은 수비의 문제점을 확연히 드러냈다. 하셀바인크에게 페널티킥으로 내 준 첫번째 골은 수비진영에서 올라 온 롱패스에 당한 결과며 두번째 실점은 오른쪽 수비진영이 2대1패스에 무너지면서 나왔다. 공격에서는 피구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따돌릴 수 있는 피구는 왼쪽 공격진영을 휘저으면서 확실한 득점의 물꼬를 마련해 낸다. 포르투갈과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피구를 막는 데 수비역량의 절반이상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상대의 집중마크가 먹혀 들 경우 포르투갈은 이렇다 할 득점 방정식이 없다. 루이 코스타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정도만 위협적일뿐 중앙 및 오른쪽을 돌파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예리하지 못하다. 결국 포르투갈과 내년 본선에서 맞대결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피구를 철저히 묶으면서 상대 수비의 느슨한 조직력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