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리그에서 만날 상대가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으로 정해졌다. 이에따라 월드컵 대회에서 6차례나 본선에 진출하고도 한번도 승리를 못거두며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의 도전이 시작됐다. 한국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폴란드 신흥 강호 미국과 한조에 속함으로써 16강 진출을 위한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어느 팀으로부터도 1승을 얻기가 쉽지 않은 강적을 만난 한국은 대회 개막 6개월을 남겨 놓고 강인한 체력과 정교한 세트플레이,상대의 역습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비의 집중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포르투갈은 지난 86년 멕시코대회 이후 16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으나 최근 기량이 일취월장,11월 현재 FIFA랭킹 4위에 올라 있는 강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포르투갈이 D조에 배정됨으로써 한국은 개최국으로서 얻은 톱시드 효과를 상실했다. 최강 팀을 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그 덕을 포르투갈이 대신 보게 된 셈이다. 폴란드는 FIFA랭킹 33위에 머물고 있지만 이번 유럽 예선에서 쉽게 조 1위를 차지하며 축구 강국의 면모를 되찾고 있는 강호. 북중미의 미국도 주전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FIFA랭킹 20위의 미국은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이에 필요한 안정적인 성적은 1승2무 이상. 1승1무1패를 거두어도 골득실이 좋으면 2위를 지킬 수 있다. 이에 따라 D조에서 가장 해볼만한 상대로 여겨지는 미국에 반드시 이기고 포르투갈 폴란드와는 무승부를 기록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르투갈에 진다고 하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면 골득실에서 2위를 바라볼 수 있다. 한국으로선 일단 내년 6월4일 부산에서 열리는 첫 경기 상대인 폴란드전에서 이기거나 비겨야 16강 전망이 밝아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폴란드와 미국을 상대로 1승1무의 성적을 올렸을 경우에는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한층 편해진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16강 진출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히딩크호에 승선한 한국선수들이 유럽에 대한 징크스를 다소 털어버린데다 수비에서 약점을 많이 보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일본은 러시아 벨기에 튀니지와 같은 조에 속함으로써 16강 진출 전망이 밝아졌다. 아프리카의 약체로 꼽히는 튀니지가 한조에 속한데다 벨기에도 주전 대부분이 98년 프랑스월드컵 멤버로 노쇠했기 때문이다. 조 1위 후보인 러시아도 선수들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어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