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월드 스타'로 우뚝 선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대인 기피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당당하게 공을 뿌리던 '동양의 야구영웅'은 서울 체류 때처럼 지난 26일 고향 광주를 방문한 후에도 잠행을 계속했다. 그러던 김병현이 29일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오후 사전 예고없이 아버지 김연수씨와 함께 승용차편으로 모교인 광주 무등중학교를 방문했다. 야구부원을 포함한 후배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김병현을 보기 위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꽃다발을 준비하고 현관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렸다. 그러나 김병현은 대기중이던 취재진과 후배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교무실에서 약 3분간 머문 뒤 학교 뒤편으로 빠져나가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학교 정문에 내걸린 '동양인 최초 월드시리즈 등판'이란 환영 플래카드가 무색했다. 그의 지나친 '대인 기피증'은 평소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 탓이라는 것이 그를 아는 사람들의 말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행동은 월드 스타가 된 뒤 '너무 건방져 진 것' 아니냐는 팬들의 오해도 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