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우승을 놓칠 뻔했다' 세계랭킹 3위 데이비드 듀발(30·미국)이 일본골프투어 던롭피닉스골프토너먼트(총상금 2억엔)에서 연장전 끝에 힘겹게 우승했다. 듀발은 11일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기록,합계 15언더파 2백79타로 일본 상금랭킹 4위 데시마 다이치(33)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일본무대 첫 승이며 우승상금은 4천만엔. 첫날부터 월등한 기량으로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던 듀발은 이날도 6∼9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노획한 데 이어 12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6타 차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듀발이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사이 앞조로 플레이한 데시마는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2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17번홀(파3)에서 듀발은 1m 파퍼팅을 미스한 뒤 다시 1m 지점에서 '컴백 보기퍼팅'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놓치며 더블보기를 기록,순식간에 동타를 허용했다. 듀발은 2온이 가능한 '버디홀' 18번홀(파5·5백25야드)에서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서드샷을 홀 2.5m 지점에 떨궜으나 버디퍼팅이 홀 오른쪽을 스쳐지나가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홀에서 치른 연장 첫 홀에서 데시마는 티샷이 왼쪽 러프에 떨어져 풀스윙이 어렵자 레이업을 시도한 뒤 서드샷을 날렸으나 벙커에 빠졌다. 듀발은 세컨드샷을 그린앞 벙커에 빠뜨렸으나 기막힌 벙커샷으로 볼을 홀 바로 앞에 세운 뒤 버디를 낚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날 4오버파의 부진을 보인 김종덕(40·레이크사이드CC)은 이날 버디 3개,보기 3개 외에 도그레그홀인 13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3오버파에 그쳐 합계 4오버파 2백88타로 공동 45위에 머물렀다. 미야자키현(일본)=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 클럽 부러뜨리고도 우승 ] 듀발은 역시 세계적인 선수였다. 대회 3라운드에서 클럽 하나가 부러졌는데도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선두를 지켰다. 지난 10일 3라운드 14번홀(파4). 듀발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에 즐비한 소나무밑에 떨어졌다. 가보니 볼은 전후좌우가 모두 나무뿌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듀발은 "마치 상자안에 볼이 있는 것같았다"고 표현했다. 듀발은 7번아이언을 꺼냈다. 그러나 샷을 하자마자 볼과 클럽은 볼 앞의 뿌리를 강타하고 말았다. 볼은 붕 떠 몇 m 나가는데 그쳤고 아이언의 샤프트는 휘어져버렸다. 듀발은 나머지 5개홀을 7번아이언없이 플레이했다. 골프규칙에는 이처럼 정상적인 플레이도중 클럽이 손상이 되면 경기를 지연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교체하거나 수리할수 있다고 돼있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 순식간에 5타리드가 3타리드로 좁혀졌다. 그러나 듀발은 그날 더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결국 우승까지 내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