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대들보' 이창호 9단의 중국진출 문제가 바둑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9단이 중국의 모 바둑팀으로부터 중국진출 제의를 받아 수락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기원은 사실상 불가 판정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런 일련의 사태는 중국의 마샤오춘 9단이 지난달 초 이 9단에게 중국 바둑 갑조리그에서 활약할 것을 제의했고 이 9단이 수락한 상태에서 마샤오춘 9단이 속한 저지앙(浙江)팀이 지난달 22일 한국기원에 공문을 접수하면서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9단은 1년에 모두 4번의 대국을 하고 대국당 1만달러(약 1천200만원)를 받기로 구두 합의하고 다음달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문을 받은 한국기원은 지난달 30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이 9단의 중국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한국을 오가며 일시 활동하는 것이기는 하나 국보급 스타가 중국 리그에서 활약할 경우 자칫 세계바둑의 중심지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뀔 수 있는 점을 우려한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 9단의 '거취'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던 중국 언론매체는 한국기원의 불가 입장을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말 목진석 6단이 처음 중국에 나간 뒤 지금까지 10여명이 중국 무대를 밟았을 때에는 아무말 없다가 유독 이 9단에게만 제동을 건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외국 진출에 대한 별도규정을 만들려고 했다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이 터졌다"며 "해법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