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공격 농구를 활짝 꽃피운 창원 LG가 이번에는 팀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청신호를 켰다. LG는 7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주전 전원이 고르게 득점하며 접전이 될 거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115-96의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전 경기 100득점 돌파, 평균 113득점(1위), 3점슛 성공률 45.9%(1위)의 기록이 증명하듯 지난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으로 무장해 뚜껑을 열자마자 우승후보 '0순위'로 부상한 것. 이날 루키 송영진은 팀내 최다인 25득점을 올리며 국내 최고 선수임을 자부하는 상대팀 서장훈의 자존심에 흠집을 냈고 용병센터 말릭 에반스는 기량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말끔히 떨쳐냈다. 기존 주득점원인 조성원의 3점포 위력도 여전했고 에릭 이버츠는 완전히 한국 농구에 적응한 모습으로 완숙기에 접어든 기량을 선보였으며 포인트가드인 '맏형' 오성식의 게임리딩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비록 이정래를 서울 삼성으로 보내긴 했지만 주전급 식스맨인 조우현이 정확한 장거리포와 탄탄한 수비로 힘을 보탰고 구병두, 황진원 등 벤치 멤버 역시 어느 팀에 뒤지지 않게 두터웠다. 특히 장신 포워드 송영진의 영입으로 약점이었던 신장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게된 것은 공수 양면에서 전력이 배가된 요인이다. 이처럼 짜임새있는 LG의 전력으로 볼때 부상자만 없다면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당연한 일. 게다가 경쟁자들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것 또한 LG로서는 반갑다. 우승후보로 첫손에 꼽혔던 삼성은 용병간의 알력 속에 2연패를 기록중이고 SK도 용병 테런스 무어가 기량과 근성 등에서 기대치를 밑돈데다 서장훈까지 불만 섞인 표정으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줘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만약 LG가 이같은 호재를 놓치지 않고 초반 1.2라운드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간다면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갖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은 김태환 감독은 "송영진의 가세로 확실히 수비가 좋아졌고 에반스도 처음보다는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