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9개월간의 '축구전쟁'에서 승리, 2002월드컵축구 본선 티켓을 딴 에콰도르는 남미축구의 변방이다. 1925년 축구협회(FEF)를 창립한 데 이어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가입했으나 지금까지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칠레와 플레이오프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신 것이 그나마 본선에 가장 가까이 갔던 기록. 에콰도르가 남미의 변방임은 1916년부터 열리고 있는 남미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통산성적에서 10개국 중 9위에 그치고 있는 점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그러던 에콰도르가 축구 강호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불과 90년대 들어서였다. 90년 남미클럽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과야킬이 준결승에서 리버플레이트(아르헨티나)를 꺾고 준우승한 것이 도약의 신호탄이었던 셈. 이번 남미예선에서 거함 브라질을 격침시키는 등 연승가도를 달린 에콰도르는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활약중인 카비에데스와 델가도가 이끄는 공격 투톱이 가히 파괴적이다. 특히 카비에데스는 8일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천금같은 헤딩 동점골을 넣어 내년 월드컵을 빛낼 `예비스타'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여기에 미드필더 델라크루스와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주장 아귀나가의 노련미는 에콰도르를 본선에 직행시킨 원동력으로 꼽힌다. 또 에콰도르 축구를 설명하는 데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민들의 축구열기다. 이번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수천명이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키토 스타디움 앞에 며칠동안 야영을 하는 등 축구사랑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에콰도르의 본선행을 이끈 사령탑은 콜롬비아 출신으로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콜롬비아를 고메스 감독. 그는 지난 5월초 청소년대표팀 선발 시비 끝에 선수측 경호원 총에 맞는 우여곡절을 겪어 축구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면적 = 28만3,560㎢ ▲인구 = 1천300만명(2000년) ▲공용어 = 스페인어 ▲종교 = 카톨릭 ▲통화 = 수크레 ▲1인당국내총생산= 4,3000달러(99년)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