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정상급 선수를 배출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원들의 잔치인 KLPGA선수권대회(총상금 1억5천만원)가 해외파 선수들의 외면으로 올해 역시 메이저대회로서의 위상은 찾기 어렵게 됐다. 30일 KLPGA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경기도 여주 자유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제23회 KLPGA선수권대회에는 박세리(24. 삼성전자), 김미현(24. KTF), 박지은(22. 이화여대)은 물론 박희정(21. 채널V코리아), 한희원(23.휠라코리아), 장정(21. 지누스)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있는 선수들이 단 한명도 출전하지 않는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투어 대회 출전에 따른 피로가 누적돼 출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박지은, 한희원, 장정은 같은 기간 일본에서 열리는 LPGA 미즈노오픈(총상금108만달러)에 출전한다. 박희정은 무리한 대회 출전으로 몸져 누우면서 29일 병원에 입원, 일주일 이상 요양이 필요해 KLPGA 선수권이나 미즈노오픈 모두 출전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KLPGA 선수권대회 해외파 선수 불참 사태는 KLPGA의 안이한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KLPGA는 "고작 우승상금 2천700만원짜리 대회에 LPGA 투어 선수들이 무슨 매력을 느껴서 출전하겠느냐"며 해외파 선수들의 대거 불참을 당연한 일인양 받아 들였다. 하지만 박세리와 김미현은 각각 LPGA 투어 대회 상금액의 절반 수준인 한국오픈과 현대증권오픈 등 국내대회에 출전했고 박희정, 한희원, 장정 등도 국내대회에 1~2차례씩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상금액수 증액도 중요한 과제이나 이들의 출전을 적극적으로 유도해내 명실상부한 선수권대회로서 위상을 갖추려는 협회의 의지가 빈약했다는 비판이나오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까지 선수권대회를 후원하던 한국통신이 올해 대회 스폰서에 난색을 보이자 이달초에야 신세계에 KLPGA 선수권대회 후원을 맡겨 대회 준비에 제대로나설 수 없었다. 한편 협회는 올해초 이사회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투어에서 뛰고 있는 회원들에게 연 2차례 이상 국내 대회 출전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500만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박희정, 한희원, 장정 등은 모두 KLPGA 회원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