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의 마운드가 한국시리즈에서 총체적난국에 빠졌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20년 우승 한을 풀어줄 희망으로 기대됐던 마운드가 상대 타선을 압도했던 정규리그와는 달리 기대 이하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시리즈 개막 직전까지도 대부분의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두산에 비해 탄탄한삼성 마운드를 이유로 들어 삼성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막상 두껑을 열고 보니 삼성 마운드의 현실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빗나갔다. 1,2차전에서 나타난 삼성 마운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선봉장으로 기대됐던 갈베스와 임창용 등 1,2선발의 뚝 떨어진 구위다. 올 시즌 자신의 10승중 3승을 완투로 얻었던 `철완' 갈베스는 지난 20일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한 5안타로 3실점하고 강판됐다. 갈베스는 경기가 진행될 수록 스피드가 떨어지고 제구력도 흔들려 지난 8월말어머니 병구완차 미국으로 떠난 뒤 시리즈 직전 팀에 합류하면서 우려됐던 훈련 부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임창용은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4⅔이닝 동안 4실점,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임창용은 올 시즌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서인지 시속 140㎞ 이상의 공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삼성으로서는 믿었던 갈베스와 임창용이 무너진 상황에서 3차전 선발은 큰 경기에 강한 노장진을 내세울 수 있지만 4차전부터는 난감해질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미들맨인 김현욱은 2차전에서 4-4로 맞선 7회초에 연속 2안타를 맞고 무너져 두산이 6-4로 앞서가는데 빌미를 제공했으며 마무리 김진웅은 4-6으로 뒤지던 8회초 3점 홈런을 맞아 추격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마운드 전부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이런 상황이라면 삼성의 김응용 감독도 선발보다는 중간과 마무리에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전망했다. (대구=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